500대 1뚫고 코스모폴리탄 칵테일 큐레이터로 입성
후배 양성과 칵테일 컨설팅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주력
라스베이거스에는 미 전역에서 모여든 젊은이들이 있다. 겜블링을 위해? NO! 스트립에 즐비한 최첨단의 호텔들은 그들에게 매우 트렌디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다. 또한 스트립에서 전문적인 기술로 경력을 쌓으면, 어느 곳에서든 그 커리어를 인정받는다. 그래서 베가스는 젊은이들에게 꿈을 부여하는 기회의 도시다.
코스모폴리탄 호텔에서 만난 ‘제니퍼 임’(임원주)도 그 꿈을 성취한 칵테일 아티스트이다. 500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그는 칵테일바에서 창의적인 술을 만들어내는 ‘믹솔로지스트’(Mixologist). 칵테일 큐레이터라고도 불리는 이 직업은 바텐더하고는 약간 다르다. “바텐더는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 칵테일을 만들지만, 믹솔로지스트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기존에 없던 칵테일을 만들어냅니다. 고객이 원하는 분위기나 취향에 맞춰 칵테일을 제공하죠. 가벼운 술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최상의 창의적 서비스입니다.”라고 임원주씨는 설명한다. 그는 베가스 언론에서도 다수 인터뷰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전문가로 인정 받는다.
믹솔로지스트는 자격증으로 취득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수십 명의 심사위원 앞에서 시험 과제로 주어진 칵테일을 만들어내고, 심사에 의해 자격이 부여된다. 입사할 때마다 반복되는 규정이니, 그만큼 창의적인 소질이나 노력 없이는 쉽게 가질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임원주씨도 꿈을 향한 도전은 쉬운 길이 아니었다. 흔히 한국 부모들이 원하는 ‘장래 희망’을 맞춰 주기 위해 퍼듀 대학교에서 약학과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청소년기부터 관심이 많았던 요리와 칵테일에 대한 열망을 접지 못했다. “부모님께서 한식당을 하셨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고, 16살에 일본의 분자 요리를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아 그 때부터 칵테일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워낙 화학을 좋아했기 때문에 집에 차려 놓은 작은 바는 저의 소중한 실험실이었죠. 어머니의 소원대로 약대를 졸업했지만,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했어요. 거기서 믹솔로지스트가 되리란 것은 어머니는 전혀 모르셨죠.”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초반 생활은 매우 험난했다고 한다. 2~3개의 직업을 가지고 밤낮없이 뛰어다녔고, 바텐더로 이 분야의 일을 시작했다. 창의력이 워낙 뛰어났던 임원주씨는 1년이라는 짧은 수련 기간 후에 메리어트 호텔에서 오픈한 칵테일바에서 믹솔로지스트로 승격되었다. 이후 배터리 멤버십 클럽에서 칵테일 프로그램 리더로 활약했고, 이러한 경력이 바탕이 되어 현재 코스모폴리탄에서 7년째 전문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팬데믹 기간 중에는 줌(Zoom)을 통해 칵테일 클래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의 가장 소중한 재산은 두 가지. 고객의 명함으로 가득찬 2개의 박스, 그리고 고객이 주문한 칵테일 레시피 책이 무려 6~7권. 그것은 바로 그의 ‘인생 스토리’이다. “저는 고객과의 소통과 유대감을 중요시하고, 그 분야는 타고난 것 같아요…하하. 고객이 원하는 추상적인 취향에 딱 맞는 칵테일을 만들어낼 때 큰 성취감을 느끼죠. 저는 제 일을 너무 사랑하고,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만들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임원주씨를 마주하고 있으면 “그녀는 너무 예뻤다…”라는 노래가 딱 떠오른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 그리고 말할 때마다 행복감으로 빛나는 그의 에너지에 쉽게 매료되어 버린다. 그가 가진 앞으로의 꿈은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고 싶은 것. 또한 칵테일 매니지먼트도 꿈꾸고 있다. 현재에도 칵테일 창업을 위한 업소에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미래의 믹솔로지스트들에게 말한다. “항상 긍정적이고 일을 즐겨야 합니다. 최선의 노력은 반드시 수면 위에 떠오를 것이고, 열정과 꿈을 위해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컨설팅 문의: jen@lecoqtale.com
글_ 제이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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