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의 사전 승인(pre approval)을 받은 구매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서류 준비를 열심히 해서 이미 사전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융자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며칠 후 조건부 승인(conditional approval)을 받았다는 통지를 받고나서 새로운 불안감이 시작된다. 구매자는 융자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승인(approval)이 아니고 그 앞에 조건부‘conditional’라는 용어가 구매자에게는 부정적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조건부 승인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융자의 진행 과정은 복잡하며 다양한 단계로 구성되지만, 승인 단계를 단순하게 생각하면 세 가지 주요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가 사전 승인(pre approval), 두번째가 조건부 승인(conditional approval),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가 최종 승인(final approval)이다. 따라서 조건부 승인은 최종 승인까지의 여정 중 절반에 당도했다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희망적인 단계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주의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하나 있다. 조건부 승인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희망과는 정 반대의 결과도 가능하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즉, 조건부 승인은 최종 승인을 얻어내기 위한 대가로 보완해야 할 서류들을 지정해주면서 이에 대해 보완하고 제출해야만 최종 승인의 길로 안내 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최종 승인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절망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조건부 승인에 명시되는 조건들은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일반화 시킬 수는 없지만 큰 갈래로는 구매자에게 요구되는 추가서류들, 타이틀 및 에스크로 회사와 금융 기관이 주고 받아야 하는 서류들, 감정사로 부터 받아야하는 감정(appraisal)리포트, 집 보험 회사와 HOA 회사로부터 받아야 하는 서류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처럼 구매자에게만 추가서류를 받고 최종 승인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집 구매에 연관된 다른 회사들로부터도 서류들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조건부 승인 단계에서 최종 승인까지의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다.
조건부 승인에 필요한 서류들이 예상된 내용들이라면 구매자, 론 오피서, 그리고 부동산 에이전트 모두 가슴을 쓸어 내리고 안도하게 된다. 하지만 간혹 사전 승인 단계에서 리뷰했을 때에는 알 수 없었던 내용이나 구매자가 잊고 있었거나 모르고 있던 내용들이 바로 이 단계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감정 결과가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고 구매자로 부터 받아야 할 추가 서류 중에 구매자가 제공할 수 없는 서류가 있거나 또는 콘도 구매의 경우HOA 회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 등이 바로 그 예이다.
따라서 필자는 구매자에게 예상 못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예정된 클로징 날짜에 맞추어 융자를 마무리할 수 있는지 등을 세밀하게 살펴본 후 최종 승인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 빠르게 대응 한다. 빠른 대응이라 함은 조건부 승인 내용과 관련 하여 구매자와의 추가 상담 그리고 관련 회사들과의 소통 후 구매자가 론 컨틴전시(loan contingency)기간 내에 계약을 취소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구매자의 결정을 돕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의 경험상 조건부 승인 이후 계약이 취소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다만 구매자는 이 단계에서 가장 많은 서류 작업들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인지하고 특히 언더라이터가 명시한 추가 서류들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융자의 진행과정 전체를 놓고 본다면 조건부 승인을 받은 이후가 융자 진행의 진짜 시작이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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